전통건축을 통해 삶의 이해를 탐구한 것이 2006년 시작한 이래 13년이 흘렀다. 그렇게 혼자가 다수가 되고, 또 그룹이 된 客旅之心이 약 70여 곳의 땅밝기를 통해 얻어낸 가치는 여전히 모호하고 아련하다. 우리끼리 간행본으로 기억을 더듬는 것 말고, 그 축적된 삶의 지혜가 나에게 얼마나 버릇으로 남았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련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.
누군가는 건축이 사람에게 주는 물질적 이익을 아는 척 하지만, 건축은 계산적이기에 땅과 사람이 오래도록 관계해야만 그 이익을 선물하는 것 같다. 새벽 물안개가 피었던 병산서원 만대루에서, 구름이 능선을 삼켰던 부석사 무량수전에서, 서들녘 떨어지는 태양을 오롯이 받아내던 수덕사 대웅전에서... 그 선물을 조금은 경험했던 것 같다.
여전히 그들은 건축적 태도로 남은 우리에게 힌트를 던지고 있을 것이다. 건축의 가치, 삶의 이해, 사람 간의 관계, 미래의 기대감... 그들을 통하여 탐구는 여전히 필요하지 않을까한다.